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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를 보았다 -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다.
    目/film 2010. 11. 3. 05:49
     

    악마를 보았다를 본 후에 생각나는 것은 모호함이다. 이 영화는 복수로 시작해서 끝나지만 다른 영화들처럼 통쾌한 복수는 없다. 그렇게 잔인한데 통쾌하지가 않다니? 라는 생각이 든다면 영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잔인함이 문제가 아니다.
       김수현(이병헌)은 자신의 약혼녀의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고 장경철(최민식)을 찾으러 간다. 국정원 출신의 김수현이 그를 찾는건 대수롭지도않다. 끊임없이 강간과 살인을 하는 장경철을 사냥하면서 언뜻 그와 닮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둘은 결국 다른 인간. 김수현은 자신의 복수를 통해 장경철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장경철은 김수현에게 복수하기 위해 약혼녀의 가족들을 해치기 시작한다. 김수현은 방법을 바꿔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그가 후회하며 깨닫기를 바라고 또 바라지만 장경철은 그저 아픔을 느끼기만 할뿐. 그 이상은 없다. 
       김수현이 선택한 최후의 검은 가족이였다. '난 너가 죽은 후에도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김수현이 생각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였을 뿐 장경철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는 끝까지 다시 복수를 하기 위해 살고 싶어했을 뿐-.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장면에서는 장경철의 가족들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은 김수현의 눈물이 나온다.
    울고 있는 김수현의 얼굴은 기쁨도 슬픔도 아닌 모호한 경계에있다.
       영화는 '이것이 정답이야'가 아닌 '그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다른 복수영화와는 달리 주변인들은 도움을 요청하기보단 주인공을 말리고 다독인다. (심지어 강간피해자까지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등장하지않았다. 김수현이 알아서 도와주었을뿐이다.) 그것은 다른 길도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가 아닐까? 여유가 없어 너무 급하게 도착해버렸다. 장경철의 죽음은 드디어 끝냈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찌뿌둥함을 남겨 후련하지도못한다. 김수현은 자신 역시 악마가 되어 장경철에게 악마가 무엇인지 똑같이 보여주고 싶었으나 결국 장경철 가족에게 있어서만 악마가 됐을뿐이다. 김수현은 결국 복수를 실패한것이다. 이 길 뿐이라고 옳다고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으나 그 길의 끝에는 황무지가 있을 뿐이다.

    사실 뒤늦게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보기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다는 평을 하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약간의 기대감, 혹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이 영화를 보고 잔인하다고 그렇게 아우성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터라 뒤져보니 가위질을 했다더라. 그 때문인지 영화가 매끄럽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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